다문화 및 사회정의 상담은 북미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는 인종, 성별, 성적 지향으로 인한 차별과 혐오가 오랜 시간 동안 사회의 주요한 문제였고, 상담심리학자들도 차별과 억압이라는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상담자를 양성하려고 일찍부터 노력해 왔다. 1950년대부터 상담심리학자 교육에 사회 구조적 문제와 문화적 조건, 비주류 문화에 대한 이해를 포함하였다
2). 이런 흐름은 미국의 경우 1964년 민권법 제6편 인종, 피부색, 국적에 따른 차별금지, 1973년 재활법 504조 장애에 따른 차별금지 등이 제정되는 등의 시대적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 사회는 한민족, 단일민족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질성을 강조하는 문화이다. 이런 한국 사회에 2000년대 이후 다양한 민족과 인종의 사람들이 유입되기 시작하였고, 2008년에 결혼 이민자 가정을 지원하는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되면서 다문화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는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며 크고, 작은 성장통을 경험하고 있다. 인구를 이루는 민족적 구성의 다양성은 빠르게 높아진 데 비해 이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더디게 발전하면서 타자에 대한 혐오와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북미에서 사용되는 ‘다문화주의
(multiculturalism)’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공존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다문화라는 용어가 한국에 와서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다문화 가정은 국제결혼 가정이나 외국인 가정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용어는 다양성을 환영하고 공존하기 위한 말이 아닌 한국인과의 인종적, 민족적 다름을 구분하고 편견을 조장하는 말이 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상담이라고 하면 마치 국제결혼 가정이나 외국인 가정을 위한 상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상담으로 더 포괄적인 개념을 가진다. 다문화라는 용어 사용의 혼란에서 알 수 있듯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다문화에 대한 지식과 명확한 개념 정립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혼란은 상담자들도 경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성적 지향에 대해 고민하는 내담자를 만나고 있는 상담자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가치로 인해 상담 개입과 내용에 대한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 상담실에 찾아오는 내담자들은 인종이나 민족, 성적 지향뿐만 아니라 장애 여부, 세대, 지역, 학력·학벌 등 다양한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다문화 및 사회정의 상담은 모든 상담자들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역량이고,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다.
사회 정체성 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