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Diversity)으로의 변화,
조직의 다양성 수준을 측정하라
양윤재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 연구교수
오늘날 대학 사회를 넘어 많은 기업들이 이른바 ‘다양성(Diversity)’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성 기구의 마련은 물론, 이를 관리할 책임자의 지정, 나아가 다양한 인재의 영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다양성 기구는 조직의 활동과 운영 전반에 다양성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추진 방법을 고민하는 주체이다. 그것은 외부로부터의 긍정적인 평판을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다 강화하려는 기업 경쟁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그렇다면 조직 내에 다양성 관련 기구가 설치되었을 때, 다양성 기구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019년 총장 직속 정책 자문기구로 출범했다. 위원회의 역할은 크게 연구·교육·정책 분야로 나뉘었다. 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고 서로 존중하는 창조적 학문 공동체와 건강한 대학 문화의 구축’을 위해 고려대학교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정책 제안 등이다. 이러한 업무의 목표와 역할을 수행하기에 앞서 위원회는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통한 기초 자료 수집 후, 다양성 확대를 위한 정책 제안의 방향을 잡고자 하였다.
   우선 위원회는 고려대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성 모형을 구축하고, 다양성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였다. 구체적으로, 1) 인적 구성 차원에서 생태학적 다양성 현황을 파악하고, 2) 구성원의 경험과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문항들을 개발하였다. 또한 3)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수준을 평가하는 다양성 지수(Korea University Diversity Index, 이하 KUDI)를 개발하여 다양성 수준을 종단적으로 평가하는 데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지수는 다양성 수준의 변화를 평가하고 그것을 정책의 성과와 연관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 글은 격년으로 실시하는 고려대학교 다양성 현황 조사의 결과를 교내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다양성 기구를 설치하고 있거나 설치하려는 조직에서 다양성 현황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과 결과 해석에 대한 의미 및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소개할 것이다.
연구 설계와 연구 방법
고려대학교 다양성 모형(Korea University Diversity Model)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다양성 기구를 상당 기간 운영해 온 대학들의 다양성 현황 조사 방법을 검토하였고, 이를 통해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모형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성 개념을 정립하였다. 그 결과 ‘다양성’을 ‘젠더, 국적, 신체적 조건, 경제적 조건, 사회적 조건, 신념, 사상, 가치관, 행동 양식, 종교, 문화 등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또한 이러한 다양성의 가치는 개방성(openness), 포용성(inclusion), 형평성(equity)의 원리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조직을 지향하는 ‘개방성’, 모든 구성원이 공동체에 참여하며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는 ‘포용성’, 그리고 구성원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공정한 정책과 제도를 실행하는 ‘형평성’의 원리를 통해 고려대학교 전체의 성장과 구성원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다양성 모형(<그림 1> 참조)을 보면, 학교는 다양한 구성원들을 수용하고 시스템(시설, 정책, 제도)을 통해 환경을 조성한다. 구성원은 다른 구성원들과의 관계와 시설, 정책, 제도 등에 대한 경험을 통해 학교 다양성 수준을 개방성, 포용성, 형평성 차원에서 평가한다. 학교의 인적 환경이나 객관적 시스템이 다양성 관점에서 성숙하게 구축되어 구성원이 이를 실제로 경험하게 되면, 구성원 개인과 학교 전체가 긍정적인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긍정적인 성과란 구체적으로, 학교가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성취하고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며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이 포용되는 환경에서 대학의 구성원은 다양성 수용도와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공동체에 더 높은 소속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고려대학교 다양성 모형



고려대학교 다양성 지수 1, 2(KUDI- I, II)
다양성 모형에 기반하여 개발된 다양성 지수는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현황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진단하여 향후 개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또한 다양성 지수는 종단 조사를 통해 변화를 확인하고 정책적 효과를 확인하는 데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고려대학교 다양성 지수는 두 가지 유형으로 개발됐다. 다양성 지수 1(KUDI-I)은 교수, 직원, 학생 등 주요 집단이 얼마나 다양하게 구성됐는지를 보여 주는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이다. 이는 학교의 인적 자원 부분에 해당하며, 구성원이 여러 기준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균형적으로 구성됐는지를 나타낸다. 그러나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만으로는 구성원이 경험하는 전반적 다양성 환경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성원의 실제적인 경험과 학교 환경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집약하여 다양성지수 2(KUDI-II)를 개발했다. 즉 KUDI-II는 구성원에 대한 의식 조사를 통해 추정된 학교에 대한 ‘다양성 체감 지수’를 의미한다.

자료 수집 방법
다양성 현황 조사는 동일한 조사 설계로 격년으로 실시, 그 결과를 추적한다. 2021년 다양성 현황 조사는 2019년에 이은 두 번째 조사이다.
   먼저 학교로부터 수집한 인적 구성원에 대한 자료는 2021년 1학기 6월 기준이며, 이 자료를 통해 구성원 집단별로 생태학적 다양성 수준인 KUDI-I을 추출한다.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고려대학교 다양성 의식 조사’는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했다. 2019년 조사는 9월에 실시하였으나, 2021년에는 분석 기간을 고려하여 6월에 실시하였으며, 향후에도 상반기에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조사를 통해 구성원 집단별로 학교의 다양성평가(KUDI-II)를 추출한다.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다양성 관련 분석은 최소 2년 이상의 조직 경험이 예상되는 구성원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학생은 재학생(대학원생은 수료연구 재학생 포함)기준, 교수는 전임교수 기준, 직원은 일반직 기준으로 분석되었다.

그림 2. 자료 수집 방법



주요 조사 항목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KUDI-I)와 관련하여, 서울캠퍼스(의대 포함)와 세종캠퍼스의 주요 부처의 협조를 통해 교수, 직원, 학부생, 대학원생을 구분하여 다음 항목을 중심으로 객관적 자료를 수집했다. 이 중 인적 구성에 대한 자료를 지수화했다.

구성원의 인적 구성(성별, 출신 학교, 신체적 조건, 국적 등)
논문 건수, 학생 취업률, 기부금 등
외부 기관의 학교 평가 점수


학교 다양성 평가(KUDI-II)와 관련하여,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의식 조사는 다음 항목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개방성, 포용성, 형평성에 관한 평가를 총합, 지수화했다. 설문 응답은 6점 척도로 측정됐으며, 한글과 영어 설문 중 선택하여 응답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방성에 대한 인식
포용성에 대한 인식
형평성에 대한 인식
제도, 시설, 규정에 대한 인식
인적 구성에 대한 인식
전반적 다양성에 대한 평가
학교생활 만족도
2021 고려대학교 다양성 지수의 결과와 변화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KUDI-I)1)
KUDI-I은 구성원의 다양성 요인들이 집단 내에서 얼마나 풍성하고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0에서 1 사이의 값으로 보여 주는 지수이다. ‘0’에 가까울수록 획일적이며, ‘1’에 가까울수록 매우 다양한 구성 인자들이 포함된 것을 의미한다. 집단별로 상이한 다양성 인자들을 고려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보다는 각 집단별로 2019년 대비 변화를 살펴 보는 것이 의미 있다.
   직원과 학부생은 0.45 점으로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교수(0.37)와 대학원생(0.34)은 그보다 낮지만, 2019년 대비 소폭 증가하였다. 교수의 경우 국적 다양성은 감소했지만, 성별 다양성이 증가한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대학원생의 경우에는 전체 모수가 증가하면서 동시에 성별, 국적, 출신 학부의 다양성이 증진된 결과를 보여 준다.

그림 3.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KUDI-I)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를 캠퍼스별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교수의 경우 2019년과 마찬가지로 서울캠퍼스가 세종 캠퍼스보다 지수 값이 낮았다. 그러나, 서울캠퍼스 교수의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는 2019년 대비 증가하였는데, 외국인 교수 인원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여성 교수를 더 임용한 결과이다. 학부생의 경우 세종캠퍼스가 여전히 서울캠퍼스보다 다양성 지수가 낮지만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외국 국적 학생들을 포함하여, 보다 다양한 고교와 지역에서 학생들이 입학한 결과이다.

고려대학교 다양성 평가(KUDI-II)2)
구성원들이 고려대학교의 다양성을 평가한 정도를 집약한 학교 다양성 평가(KUDI-II)도 0~1 사이의 값을 가진다. 구성원 집단별로 비교하면 2019년 결과와 마찬가지로 학부생이 가장 높고, 대학원생, 교수, 직원 순으로 나타났다. 직원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0.5점 미만으로 낮게 나타나 다양성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경험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림 4. 고려대학교 다양성 평가(KUDI-II)



   2019년과 비교하여 볼 때, 학생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학교의 다양성 환경이 개선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캠퍼스별로 다양성 평가를 비교한 결과, 캠퍼스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19년 대비설문 응답률이 크게 낮았던 서울 직원은 0.5 미만의 부정적 평가로 세종 직원보다 낮은 평가를 하였다. 2019년 대비 캠퍼스 내 집단별 변화 추이를 보면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서울캠퍼스 학부생들은 2019년에 비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0.05).
   KUDI-II를 구성하는 개방성, 포용성, 형평성에 대한 평가 결과에서도 학생들 평가가 가장 높았다. 교수 집단에서는 형평성과 포용성이 2019년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으나, 개방성은 4.0(6점 기준) 미만의 낮은 점수로 답보 상태이다. 직원 집단에서는 어떤 요인도 증가가 없었으며, 형평성에서는 3.0 미만의 매우 낮은 평가를 하였다. 특히 서울 직원의 경우 형평성 점수가 2019년 대비 하락하였다(3.03>2.82).
다양성 현황 분석에 따른 주요 시사점(insight)
다양성 현황 분석의 구체적인 내용과 집단별 분석 결과는 <고려대학교 다양성보고서 2021>을 참고하기 바라며, 이 글에서는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있었는가와 다양성 모델에 기반한 지수 값에 대한 원인과 결과가 실현되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구성원들은 인적 다양성 변화를 체감하였을까?
고려대학교 전임교수 중 여성의 비율은 17.1%로서 2019년 대비 1% 포인트 증가하였다. 지난 5년간 신임 교수 채용 중 여성 교수 비율이 20% 이상이었고, 특히 최근 2년 사이에 여성 교수 채용 비중이 25% 이상으로 늘어난 결과이다. 그러나, 세종캠퍼스의 경우 2021년 6월 기준 신규 채용 교수 열 명 중에 여성 교수는 한 명도 없었다. 전체 보직 교수로 한정하여 살펴봤을 때, 보직 교수 중 여성 비중이 1% 포인트 증가하였으며, 교무위원에 한정할 경우 4% 포인트 이상 2배(3명 → 6명)로 증가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여성 교수 수의 변화를 교수 사회에서는 어떻게 인식하는지 설문에서 알아보았다. 전체 교수와 보직 교수를 구분하여 각 여성 교수의 비율이 적절한가를 질문하였고 2019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나타났다. 소폭 증가한 여성 교수 수의 긍정적인 변화를 교수 사회에서 알아채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캠퍼스별로보면, 여성 교수의 비중이 줄어든 세종캠퍼스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더 심화되었다.
   즉,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 변할 경우 그 폭이 적거나 충분히 알려지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이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캠퍼스 교수의 사례에서 보듯이 작은 변화라도, 구성원의 인적 다양성이 부정적으로 변할 경우에는 이를 수용하는 인식 면에서 더욱 민감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이후의 추적 조사에서 점검하게 될 것이다.

다양성 교육과 조직 문화 활동은 구성원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었을까?
고려대학교는 2019년 첫 다양성 현황 조사를 한 이후, 학교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포용적인 문화와 제도를 구축하며 다양성 역량을 갖춘 인재를 키워 내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하였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관련 정규 교양 강좌 <다양성과 미래 사회>를 국내 대학 최초로 개설하여 매 학기 2개 강좌로 서울캠퍼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비교과 프로그램인 <체인지메이커>는 매년 서울과 세종캠퍼스 학부생 14명을 선발하여 다양성 교육 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다양성의 가치 확산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도록 하고 있다.
   대학원생 대상으로는 다양성 가치를 진작하고 연구 활동을 강화하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0년 국내 대학 최초로 다양성 가치 연구 공모전을 실시하였다. 다양성 관련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하여 2020년 6월부터 각계각층의 다양성에 관한 다채로운 글을 모아 매월 『Diversitas(다양성’을 의미하는 라틴어)』를 발행하여 전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전달하고 교수들에게는 인쇄본으로 발송했다. 그 외에도 다양성을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알리고 다양성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영상을 직접 제작하여 위원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유하고 있다.
   2021년의 구성원 의식 조사에서 ‘본교에는 다양성 가치 증진 프로그램이 많다’라는 설문 항목에 대해서는 전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2019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구성원들은 지난 2년여간 다양성위원회가 주관하는 여러 활동을 비롯한 학교의 변화를 알고 있으며, 그들 사이에 다양성에 대한 관심과 관여도가 확대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림 5. ‘본교에는 다양성 가치 증진 프로그램이 많다’에 대한 동의도


   이러한 활동을 경험한 각 구성원 집단별 의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교수 사회에서 남성 교수는 여성 교수 비율이 부족한 것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여성 교수는 차별에 대해 긍정적 방향으로 경험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 교육이 집중되었던 서울캠퍼스 학부생의 경우에는 학교 다양성 평가와 다양성 수용도에서 2019년 대비 모두 크게 상승하였다. 직접적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했던 직원과 대학원생 집단에서는 다양성 교육을 희망하는 응답을 보였다.

학교와 개인의 다양성 수준이 향상되면 학교와 개인의 성장을 가져오는가?
고려대학교 다양성 모형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학교의 다양성 환경이 변하고 구성원들이 그것을 지각하면, 학교의 수월성이 증진되고 개인의 소속감과 만족도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학교의 수월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기는 하였으나, 두 차례의 조사만으로는 검증이 어려웠다. 이후 지속되는 추적 조사를 통해 검증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양성 관련 활동이 구성원 개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이번 설문을 통해 검증해 볼 수 있었다.
   각 구성원 집단별로 학교 다양성 평가(KUDI-II)와 개인의 다양성 수용도 등 다양성 관련 인식이 학교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 모든 집단에서 학교 다양성 평가가 학교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경우 학교 다양성 평가와 다양성 수용도 모두 학생들의 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6. 다양성이 생활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 분석 결과

*: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


   2019년 고려대학교 다양성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교수 및 학부생의 생태학적 다양성 지수와 학부생들의 설문 응답을 다층분석모형으로 분석한 민영 등(2022) 3) 의 연구에서는 대학의 조직 다양성 환경, 특히 인적 다양성과 다양성 풍토가 학생 구성원의 다양성 수용도와 조직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색했다. 이 결과에서도 학교의 다양성 환경에 대한 경험과 다양성 수용도가 학교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고, 교수진의 성별 다양성이 학생의 다양성 수용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연구에서도 밝혔듯이 구성원의 만족도는 개인의 성과를 넘어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성과이다. 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의 다양성 수준의 변화를 통해 구성원이 다양성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특히 학생들의 경우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한 개인의 다양성 수용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다양성 현황 조사를 더 잘 활용하려면
다양성 관련 기구에서 다양성 현황 조사를 하는 이유는 현재의 다양성 수준을 파악하고 개선하거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함이다.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구성원의 평가와 수용도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분석은 진행한 현황 조사의 결과로도 가능하지만, 그것만으로 구체적인 원인과 개선점을 찾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원인과 개선점을 구체적으로 찾기 위해서는 추가적 조사가 필요하다. 고려대학교는 2019년의 다양성 현황 조사 이후 외국인 학부생들에 대한 심도 깊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2020년에 외국인 학생의 포용성 경험과 인식에 대한 조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하였다.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및 전체 설문 조사를 시행했으며, 국제교류팀 등 관련 부서로부터 외국인 학생 지원 활동 및 성과에 대한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담당자와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렇게 광범위한 추가 조사를 기획할 수도 있지만, 현황 조사 이후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한 추가 조사를 기획할 수도 있다.
   다양성 현황 조사 설계에서도 측정 도구와 조사 방법을 변형함으로써 추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고려대학교는 2019년의 설문 조사에서는 현재의 수준 파악을 목표로 하여 객관식 응답만을 진행하였지만, 설문 이외의 의견을 전달하고 싶다는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2021년의 설문 조사에서는 자유 응답을 추가하였다. 그 결과 2021년의 분석에서는 낮은 평가에 대한 이유를 자유 응답의 내용에서 유추하고, 해당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다양성 현황 분석의 결과를 해석하다 보면 전체 평균값만으로 해석 하게 되어 소수자의 목소리를 분석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고려대학교 현황 조사의 경우도 그렇다.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기에 조사의 대표성은 있으나, 소수자 집단의 의견을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장애인 구성원의 유효 샘플 수가 부족하여 장애인 집단의 의견을 분석해 내지 못한 경우가 그 예이다. 특정 소수자 집단에 대한 의견을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집단을 별도로 추가 조사 하거나, 인원이 매우 적을 경우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수집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성을 측정해야 그 정도를 평가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그래야 의미를 보다 분명히 해석할 수 있고 다양성을 위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하고 분석하며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는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리더십의 의지와 모범적 실천이 중요하다. 그럴 때 근본적이며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2021년 다양성 현황 분석을 통해 올해 2022년의 정책 제안이 이루어졌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다양성 가치를 지향하는 고려대학교의 활동을 보다 강화하게 될 것이다. 2023년에 있을 세 번째 다양성 현황 조사에서는 그 활동의 성과가 학교와 구성원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보게 될 것이다. 또한 객관적 자료로 수집했던 다양성 활동의 결과 변수들의 역동성까지 파악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목차
Behind the scenes: 2021 고려대학교 다양성 조사와 보고
다양성(Diversity)으로의 변화, 조직의 다양성 수준을 측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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