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 원더랜드,
책들의 이상향을 찾아서
백창화
숲속작은책방 대표
책이 없는 시대를 살았다.
어린이책 출판은 조악하기 짝이 없었고 그림책이라는 건 존재도 알지 못했던 시절. 텔레비전이 있는 집도 동네에 한두 집이었고 유일하게 라디오가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었다. 이어폰이란 게 없던 시절, 밤이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볼륨을 죽인 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세상의 노래들과 라디오 극을 통해 내가 사는 넓은 세상을 상상했다.
   성년이 되고 내 맘대로 세상을 돌아다닐 최소한의 자유가 허락되었을 때 가장 즐겨 가던 곳은 대학 도서관, 서울 종로에 있던 드넓은 서점, 그리고 음악감상실이었다. 학교와 집을 오가려면 광화문과 종로통을 거쳐야 했고, 매일매일 그 거리에 내려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지금은 없어진 종로서적, 그리고 교보문고는 영혼의 집과도 같은 곳이었다. 가까이 사직도서관과 정독도서관도 있었지만, 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서점이 좋았다.
   종로서적의 1층부터 5층까지 좁은 계단을 한 층 한 층 오르며 내가 살 수 없는 수많은 책의 표지를 손가락으로 훑어 갈 때 심장이 뛰었다. 대학 입학 후 아르바이트로 받은 첫 월급을 가방에 챙겨 넣고 교보문고로 달려가 넋을 놓고 책을 고르다 봉투째 소매치기를 당했을 때의 황망함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 끝이 시리다. 하루 종일 백화점에 서서 얼굴 근육이 아프도록 웃으며 내 월급보다 비싼 옷을 팔고 받은 소중한 돈이었다. 매일 드나들면서도 한 번도 살 수 없었던 고급 노트와 펜, 좋아하는 책을 사고 싶어 흥분된 맘으로 달려온 그곳에서 순식간에 빼앗겨 버린 어린 꿈도 지금은 추억이 되었다.
   꿈속에서 나는 언제나 사방 벽면이 책으로 가득한 집에 살았다. 창가엔 햇살이 따스하고 주전자엔 차가 끓고 있는 방의 한가운데에 책상을 놓고 앉아 글을 쓰는 모습 외에는 나의 미래를 달리 그려 보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내 집을 갖게 되자 처음으로 그 꿈을 이루었다. 거실 벽 전체를 책꽂이로 채우고 일반 책상 두 배 크기의 커다란 책상을 놓고 앉았을 때 책과 함께하는 진정한 나의 삶이 시작되었다.
   그 집의 거실은 곧 동네 도서관이 되었다. 밖에 나가 뛰어놀기만을 좋아하는 아들을 책으로 붙들어 두기 위해 아이 친구들을 불러들였다. 모아 놓고 책을 읽어 주었고, 원고지를 주고 글쓰기를 시켰다. 돈도 받지 않고 마을 아이들과 읽기와 쓰기를 한다고 하니 동네 학부모와 아이들이 기뻐하며 모여들었다. 응원에 힘입어 집 옆의 건물 한 켠을 세내어 집에 있던 책꽂이와 책을 들고 나갔다. ‘작은도서관’ 간판을 처음 달던 날은 동네 잔칫날이었다. 이웃 주민들이 해 온 떡과 음식을 나누며 이 작은 공간에서 우리 아이들의 꿈이 나무가 되고 숲이 되길 바랐다. 그렇게 십 년. 아이들이 더 이상 아이가 아니게 되었을 때 나는 새로운 꿈을 꾸었다. 도시에선 이루기 힘든 꿈꾸는 책들의 마을을 만드는 것.
   마음이 가난한 이들이 다정한 책들의 속삭임 속에서 위로받고 평안을 찾는 공간. 그 마을에선 아이들이 책과 함께 뛰놀며 때로는 그곳에서 길을 잃어 보기도 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방문했던 원더랜드를 경험해 볼 수도 있는 그런 곳. 책들이 버려지지 않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세계의 끝, 원더랜드. 그곳에 살고 싶었다.
   꿈의 자락을 따라 충청북도 괴산, 머나먼 시골 숲속에 책으로 가득한 집을 만들고 피리를 불었다. 피리 소리 따라 아이들도, 어른들도 이끌려왔다. 매일매일 책을 읽고, 책을 권하고, 함께 나누고 글을 쓰며 살아왔던 ‘숲속작은책방’의 시간들. 그렇게 또 한 번의 십 년 세월이 갔다. 그러나 아직 내 마음속 원더랜드, 내가 꿈꾸었던 책들의 이상향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대신 여전히 길 위에서 꿈을 꾸고 있는,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많은 이들을 만났다. 그들과 때론 한탄을, 때론 응원과 격려를 나누며 끝이 없는 길을 걷고 있다.

숲속작은책방 전경
출처: 필자 제공

코로나19로 더욱 참혹해진, 책을 둘러싼 환경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는 불과 두 해 만에 우리 삶의 방식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얼굴의 절반을 가린 삶, 낯모르는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경계의 삶, 만나는 모든 이들을 전염병 바이러스의 숙주로 의심하는 삶. 이런 삶의 중심엔 공감하고 소통하고 토닥여 주는 휴머니티가 들어설 틈이 없다. 즉 코로나19가 우리에게서 빼앗아 간 것은 ‘인간성’이라고 일컬어지는 인간의 고유한 품위와 자존이다. 전염병은 어떤 것보다 확실하고 빠르게 그간 우리가 지키려 노력해 왔던 것들을 무너뜨리고 무릎 꿇렸다.
   지역 서점들의 현실은 더욱 참혹하다. 2000년대 이후 점점 축소되어가는 종이책 출판 시장과 오프라인 동네 서점들은 코로나 2년 동안 더 빠르게 무너져 갔다. 대신 초대형 온라인 서점들이 덩치를 불려 나갔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2,846곳이던 전국 서점 숫자는 2019년에 1,976개로 줄어들었다. 십 년 동안 천 곳 가까이 문을 닫고 사라진 것이다. 1)
   그러나 이렇게 오프라인 지역 서점들이 문을 닫고 있을 동안 온라인 서적 유통은 급속하게 늘어나 2016년 1조 3,406억 원이던 온라인 서적 쇼핑 거래액이 2020년엔 2조 4,150억 원까지 확대되었다. 코로나로 휘청였던 지난 두 해 동안의 통계를 조사해 보면 이 흐름은 더 급격하게 가속화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서점의 매출이 처음으로 오프라인 서점을 앞지른 건 2016년이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가 발표한 ‘2016년 출판시장 통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서점 3사의 매출액은 8,701억 원(예스24 4,085억 원, 알라딘 2,849억 원, 인터파크도서 1,767억 원)으로, 교보문고(5,255억 원), 영풍문고(1,333억 원), 서울문고(1,170억 원)의 총 매출액 7,758 억 원을 앞질렀다. 2)

출처: 이데일리 3)


   오프라인 서점의 대표 주자인 교보문고조차도 2020년부터는 온라인 부문 매출액이 오프라인 매출액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표한 ‘2020년 출판 시장 통계’에 따르면 교보문고의 경우 그 전해 오프라인 부문 매출액은 2,5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온라인 부문 매출액은 3,3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3%나 증가했다. 4)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 결과 5) ’를 보면, 모바일(33.4%)과 웹(22.9%)을 합친 온라인 매출은 56.3%로, 오프라인(43.7%)을 크게 앞질렀다.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앞선 것은 이 서점이 온라인 매출 집계를 시작한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코로나19 사태 탓에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국민 독서실태조사 6) ’에 따르면 도서 구입처 가운데 온라인 점유율은 2011년 17.8%에서 2019년 30%로 증가 했고, 동네 서점은 25.4%에서 9%로 곤두박질쳤다.
새롭게 등장한 ‘독립서점’이라는 현상
이렇듯 온라인 시장의 압도적 성장으로 오프라인 서점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한 편에선 2010년대 이후 놀랍게도 ‘서점계의 반란’이라고 부를 만큼 새로운 현상이 일어났는데, 매장 규모 10~30평 내외의 소규모 구멍가게 형태의 ‘독립서점’들이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독립서점’이란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서점 주인의 취향대로 꾸며진 작은 서점을 말한다. 서점 주인의 취향이 구비하는 도서의 기준이 되다 보니 서점별로 특정 영역에 특화된 경우가 많다.
   2010년대 이후 새로 등장한 이들 독립서점의 첫 번째 특징은 다양성이다. 기존의 대형 서점, 혹은 지역 중형 서점들과 차별화되는 대표적 특징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서점들은 학습참고서를 비롯해 유아·아동 도서에서 성인 도서에 이르기까지 백화점식으로 출판물 전 종을 취급했다. 도서관처럼 많은 책을 갖추고 있는 점은 장점이지만 특정 분야에 취미를 가진 마니아 독자들, 혹은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맞춤으로 안내받고 싶거나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잘 알지 못하는 초보 독자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대로 독립서점들은 작은 규모에 공간도 좁아서 많은 책을 소장 전시하기가 어렵다. 대신 특정 분야에 조예가 깊거나 전문성을 가진 책방 지기들이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기 위해 전문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그림책만 전문으로 판매하거나, 철학·역사·예술·문학 등 특정 장르에 집중하는 서점들이 생겼다.
   고양이 책과 용품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고양이 책방, 타로 점을 봐주고 현재 심리 상황에 적절한 책을 추천해 주는 심리상담 책방, 한 발 나아가 1대1 상담을 통해 방문객에게 꼭 필요한 책을 처방해 주는 책방들도 생겼다. 혼자 조용히 앉아 술과 책을 즐길 수 있는 술 책방에선 작가 헤밍웨이가 사랑한 술,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술 등 문학 속의 술을 메뉴로 내놓고 있다. 책방에서 하룻밤 자면서 오롯이 책방을 독차지하고 밤새 책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숙박형 책방, 이른바 ‘북스테이(Bookstay)’ 책방도 생겼다.

(주)동네서점에 7)


   이런 독립서점들이 2021년 1월 현재 731곳이다. 8) 나는 이렇게 늘어나는 소규모 독립서점들이 곧 우리 사회 문화 다양성의 지표이자 든든한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서점의 역할 대신
새로운 취향과 가치를 공유하는 독립서점
서점이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서점은 우리 사회의 지식과 정보의 집합체이며 토론의 장이었다. 사람들은 서점에 모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고 사회의 변화를 읽었으며, 자연스럽게 이곳은 학교 밖 학교의 역할을 했다. 1970-80년대 우리나라가 독재 정권 아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박탈당했을 때의 서점은 지식인과 대중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학습하며 미래를 토론하던 산소 호흡기와 같은 곳이었다. 독재정치가 끝나고 민주주의가 구현되자 서점은 일제히 풀려난 금서들로 기지개를 펴고 1990년대 문화의 황금시대에 밀리언셀러들을 쏟아 내며 대중의 대학이 되었다.
   그러나 이어진 디지털 혁명에 밀려 2000년대 이후 종이책은 몰락의 아이콘이 되었고,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서점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동네마다 구멍가게처럼 존재하던 수많은 서점들이 문을 닫았고, 드디어 2천 개 이하로 그 숫자가 떨어지며 서점은 몰락의 길을 걷는 듯이 보였다.
   그런 서점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곳이 바로 독립서점들이었다. 이들은 곳곳에 마치 문화 게릴라들처럼 공간을 열고 소규모 취향의 공동체들을 복원해 가기 시작했다. 불특정 다수가 잠시 왔다 가는 공간이 아니라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하며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살롱(salon)’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10~20명의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작가 북토크, 인디 음악인들의 소규모 공연과 전시, 정기적인 책 읽기 모임 등이 생겨났고, 마치 익명의 존재인 것처럼 도시에서 외롭던 이들은 이곳에서 친구를 만들고 문화를 꽃피우기 시작했다.
   독립서점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독립서점을 정의하는 이름과 내용에도 조금씩 차이가 생겨나고 있다. 원래 ‘독립서점’이란 이름은 영어의 ‘인디펜던트 북스토어(independent bookstore)’에서 왔다. 즉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한 프랜차이즈 서점들과 달리 자본과 권력의 힘에서 자유로운 개인이 꾸려 가는 독립적인 서점이라는 뜻이다. 대형 서점과 반대되는 의미로 붙인 포괄적인 이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독립서점들은 처음 생겨났을 당시 대개 일반 서점에서 유통되는 단행본 서적이 아니라 개인 창작자가 직접 제작해 유통하는 ‘독립 출판물’을 주로 취급했다. 기성 출판사의 상업적 출판물이 아니라 소규모 창작물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이런 독립 출판물 제작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든 서점들을 ‘독립서점’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5년 내 그 수가 확대되고 있는 소규모 서점들은 대형 서점이나 기존 출판사에서 제작한 일반 단행본 서적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서, 독립서점이라고 불렀을 때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여지가 있게 되었다. 덧붙여 이들 서점들은 대개 서점이 위치한 지역을 기반으로 마을 커뮤니티와 독서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이며 시민사회단체들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이들은 독립서점과 구분되는 의미로 ‘동네책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 생겨난 소규모 책 공간들이 ‘서점’ 아닌 ‘책방’으로 자신을 명명하는 것도 나름의 차별화 이유가 있다. 서점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 즉 문화 공간으로서보다는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유통의 공간이라는 상업적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하지만 ‘책방’이라는 명칭에는 상업적인 영업 공간의 의미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모여드는 사랑방과도 같은 온정적이고 사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동네책방을 창업하는 이들이 대개 돈을 벌기 위한 개인 사업의 수단으로 서점을 선택했다기보다는 평소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문화예술 공감대를 나누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기에 그런 의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담기 위해 서점 대신 책방이라는 용어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책방’이라는 이름도 통용되고 있다. 이는 대형 서점이나 기존의 학습참고서를 판매하는 지역 중형 서점과 달리 공간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작다는 건 단순히 공간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니다. ‘작은책방’은 대형, 대자본의 논리를 거부하고 우리 사회의 작고, 낮고, 소외되고, 약한 자들과 함께한다는 자기 정체성의 선언이다.
   ‘동네서점’이라는 용어도 혼용된다. 이처럼 명명하는 이름 자체가 다양하듯 독립서점, 동네책방들이 담고자 하는 역할과 의미도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소규모 서점의 수가 늘어나면서 2019년에는 ‘전국동네책방 네트워크’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서울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140여 개 책방들이 협의체를 꾸려 공동의 가치와 지향점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며 협업하려는 노력을 해 나가고 있다.
지역 주민과 독서 공동체를 꾸리는
커뮤니티형 동네책방
독립서점은 커뮤니티다. 지역을 기반으로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삶과 문화를 나누는 공간. 그러므로 밀착 접촉이 필수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엔 없고 동네책방에만 있는 것. 그건 바로 눈과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고 몸과 마음의 온기를 나눔으로써 고단한 삶에 위로와 위안을 갖는 것이다. 관심사가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서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함으로써 세상엔 나와 다른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장. 바로 이 점이 비록 교통이 불편한 골목길에 있어도, 찾아가기 힘들어도, 편히 앉을 곳을 갖추지 못할 정도로 작아도, 동네책방을 사랑하고 찾는 이유일 것이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선 결코 해 줄수 없는 이런 것들이 동네책방의 존재와 성장의 이유였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동네책방의 장점을 모두 앗아가 버렸다.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으면 안 되고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수이며, 손을 맞잡는 스킨십을 배제하는 코로나 시대에 동네책방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책방을 가지 않는다고 해서 책을 읽지 않는 건 아니니, 대신 온라인 서점의 매출이 늘었다.
   이렇게 지난 십 년, 도시와 지역 곳곳에서 뿌리를 내려 가던 동네책방들에 생기가 사라졌다.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혹은 사람이 찾지 않으니 의미를 잃어버려 문을 닫는 책방들이 늘어 가고 있다.
   동네책방이 사라진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혹자는 자본주의 무한 경쟁 시대에 경쟁력 없는 업종은 도태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반문한다. 그러나 책방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동네의 구멍가게 하나가 문을 닫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동네책방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사회 소수의 다양한 의견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일 것이다. ‘독재정치’ 가 소수 지배 권력이 일방적으로 다수 대중을 통치하는 것이라면, ‘민주주의’는 다양한 소수자들이 서로 목소리를 내며 권리와 의무를 주장하는 가운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결론을 도출해 최대 다수의 행복을 이끌어 내는 제도다. 소수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으려면 플랫폼 혹은 스피커가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출판이다.
   현대사회의 거대 상업 언론은 이미 사회의 기득권 세력으로 보수화 되었고 사회 구석구석의 소외된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하지 않는다. 대기업 출판사 역시 마찬가지다. 철저히 상업적 가치로 책을 만들고 대량 판매를 위해 사회 다수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책들을 출간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 살아남아 성공하는 법, 주식과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되는 법, 혹은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는 눈을 감고 평범한 자기만족의 일상을 살아가도록 하는 소확행의 삶을 담은 책들을 출간하고 대대적으로 광고함으로써 사회를 일원화시키는 역할을 대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회 주류의 움직임에 반발하며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곳들이 작은 출판사들이다. 이들은 동물권, 환경과 생태, 젠더, 장애 등 사회 주류가 외면하기 쉬운 가치들을 출판으로 담아낸다. 당연하게도 베스트셀러와, 광고를 제공하는 대형 출판사 도서를 핵심 자리에 배치하는 온라인 서점과 대형 서점에서 이들 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매우 적다. 이런 출판사들이 동네책방의 출현으로 힘을 얻고 있다. 동네 작은책방은 작지만 소중한 가치가 담긴 책을 전시하고 토론하고 판매함으로써 이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도록 돕고 있다.
   작은 출판사와 동네책방들이 살아남는 세상은 건강한 사회다. 우리 사회가 기득권, 가진 자, 배운 자, 주류 중산층 중심으로 굴러가지 않고 낮은 자, 약자, 소외되고 힘없는 자들도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평등과 복지를 구현한다면, 갈등과 분쟁은 줄어들고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동네책방은 그런 민주주의와 평등 사회의 최전선, 풀뿌리가 자리 잡는 공간이다.
   이런 동네책방이 단순히 자본의 논리에 의해 사라져 간다면 결코 사회 전체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동네책방을 살리기 위한 각종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동네책방을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 전자상거래 대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확대했다. 소규모 서점의 영업을 돕기 위해 도서 배송료 하한가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는 아마존과 같은 업체가 공정한 경쟁을 해칠 정도로 독점력을 키우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9)
   최저 배송료 제도는 아마존 같은 ‘공룡’이 꼼수를 썼기 때문에 고안 된 것이다. 온라인 서점이 가격 할인에 사은품을 주면서 배송까지 무료로 해 줌으로써 동네책방이 궤멸될 위기에 이르자 온라인 서점들이 무료 배송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랬더니 아마존은 무료 배송 금지 규제를 우회하려고 우리 돈 약 8,200원 정도인 배송료를 14원까지 낮추는 꼼수를 썼다. 실질적으로 무료 배송을 한 셈이다. 이걸 막기 위해 배송료 하한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가디언은 이번 조치를 ‘문화적 예외주의의 일부’로 해석했다. 프랑스가 오래전부터 책과 책방을 시장 방임주의 세력으로부터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는 설명이다. 프랑스가 적용하고 있는 도서 정가제, 할인율 상한제, 무료 배송 금지의 효과는 크다. 가디언은 이들 제도 덕분에 자영업자의 서점 3,500곳, 일자리 1만 2천 개가 보존됐다고 보도했다. 10)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도 노력하고 있다. 울산시는 ‘책값 돌려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네서점에서 구매한 도서를 4주 안에 읽고 울산도서관 및 9개 공공 도서관에 내면 구매액 전부를 지역에서 쓸 수 있는 지역화폐로 환불해 주는 사업이다. 보도에 따르면 14세 이상 시민 누구나 월 2권씩 이용할 수 있는 이 사업에 2021년 7월 한 달 동안 1,098명이 동참, 1,735권을 이용했다. 11)
   경기 광명시는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도서관에 없는 책을 동네서점에서 빌렸다가 반납하는 제도다. 신간 도서를 빨리 받아 보고 싶은 독자는 가까운 서점을 이용해 편하고 빠르게 책을 볼 수 있고, 도서관 장서 예산을 통해 지자체가 그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동네책방 매출에도 일조할 수 있는 좋은 제도다. 경기도 용인시, 부천시, 충북 청주시, 제천시, 음성군과 옥천군, 전북 남원군 등도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는 2019년 이후 발행된 도서를 동네서점에 가져가면 해당 도서 정가의 50%를 도서교환권으로 돌려주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전북 전주시는 도서관 이용 실적에 따라 쌓인 포인트로 동네서점에서 책 구입비의 일부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이 외에도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 서점 인증제’ 또는 ‘지역 서점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 등을 통해 동네서점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인 배경엔 독서량 확대, 동네서점 및 지역경제 활성화 외에도 이유가 또 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동네책방의 가치에 공감했다는 뜻이다.
동네책방과 함께 성장하는 시민들, 독서 공동체
동네책방의 증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늘어 가고 있는 게 바로 모여서 함께 책을 읽는 독서 동아리, 북클럽이다. 책을 읽고는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잘 모를 때, 혹은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을 나누고 시선을 넓히고 싶을 때 함께 모여 읽는 건 큰 도움이 된다. 정기적으로 모이다 보면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의무적으로 책을 읽게 되고, 완독하지 않더라도 다른 이의 독서에 힘입어 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지인들이 모여 일상적인 수다를 나누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책을 읽었다는 성취감, 뚜렷한 주제를 두고 일관된 이야기를 풀어 감으로써 이웃과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론 한 권의 책을 두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인생의 상처나 아픔을 이야기함으로써 공감과 위로를 받기도 한다. 책으로 맺어진 우정은 힘이 세다. 대개 책방마다 한두 개 이상 책 읽는 모임이 있고, 심지어 어떤 책방은 아예 독서 모임을 위해 만들어진 곳도 있다. 이런 책방에서는 일주일 내내 구성원과 내용을 달리해 가며 독서 모임이 열린다.
   독서 모임은 개인에게는 지속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더 많은 독서, 더 넓은 독서로 유도한다. 동시에 책방은 고정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영업에 도움이 되며, 사회적 연대체로서 발언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는 낮은 독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혼자 하는 독서는 힘들고 읽는 이를 지치게 하기 쉽다.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함께하는 독서가 힘이 된다. 지금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깊고 더 넓게 읽을 수 있도록 돕고, 책을 읽지 않는 이들에게는 새롭게 독서 세상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이런 독서 모임은 특정 개인이나 소규모 모임의 힘만으로 지속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독서가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나 취향에 맡겨 둘 게 아니라 전국민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더 많은 독서 모임이 만들어지고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까닭이다.
   독서를 통해 성장한 개인은 민주사회의 좋은 시민이 될 수 있다. 나와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알고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를 이해하는 사람. 시장 권력과 힘의 논리에 밀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 내 삶의 가치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키워 가는 사람. 때로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타협하고 융화하며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민주사회의 성숙한 시민일 것이다. 이런 시민을 키우는 게 바로 사회적 독서다. 동네책방은 개인의 상업 공간이지만 동시에 이런 사회적 독서를 확대하고 민주 시민을 키워 낼 수 있는 공공성을 지닌 문화공간이기에 다른 업종과 달리 정책적 보호와 지원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나의 책방을 넘어서 살아 있는
책들의 고향이 될 책마을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도, 지역 문화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는 동네책방의 존재 이유도 이렇게 분명하지만, 아무튼 현실은 종이책의 쇠락과 오프라인 서점의 쇠퇴를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독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날 리도 없거니와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디지털 기술은 더욱더 발전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생력을 갖지 못하고 정책적 지원에만 기댄 산업은 언젠간 무너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책을 사랑하고, 책과 관련된 문화를 즐기고, 책을 매개로 한 독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계속 살아가고 싶은 우리들의 미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십 년 전에도 같은 질문을 품고 대안을 찾아 떠난 길이 유럽 책마을 여행이었다. 1990년대 이후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부동산 폭등과 디지털의 영향으로 책방과 출판사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고, 농촌은 농촌대로 사람들이 없어서 마을이 공동화되어 가는 현상이 심해졌다. 이때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농촌 살리기 정책이 결합돼 시골 마을 곳곳에 ‘책마을’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이어졌다. 그 결과 유럽 전역에 약 30여 개의 책마을이 조성되어 있다는 글을 읽고 그곳을 찾아 떠났다.
   37일 동안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와 영국 4개국을 돌며 주요 도시의 도서관과 서점, 시골 책마을을 여행하고 돌아왔고 그 기록을 책으로 엮어 펴내기도 했다.
   유럽 책마을의 시작은 영국 ‘헤이온와이(Hay-on-Wye)’다. 1961년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리처드 부스(Richard Booth)는 법률가가 되기를 원하는 부모님의 뜻을 거절하고 고향으로 와 헌책방을 연다. 주민들이 떠나가고 몰락한 시골 마을에 커다란 창고를 사들여 영국 전역에서 헌책들을 수집해 왔다. 이어서 지금은 폐허가 되다시피 한 마을의 유서 깊은 ‘헤이성’을 사들여 이를 복원하고 그곳을 서점으로 만들었다.
   지역 주민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20만 권의 책으로 가득한 이 고성은 곧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명소가 되었다. 언론에 회자되고 관광객들이 모여들자 마을은 활기를 찾았다. 카페와 식당, 예술가의 공방, 작업실과 서점이 줄줄이 문을 열었고 지금 그곳은 30여 개의 다양한 책방들이 자리한 성공한 책마을이 되었다.
   헤이온와이 책마을의 성공에 힘입어 주변 국가 농촌 마을에서도 책마을을 조성하기 시작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 약 20여 곳의 책마을이 생겨났다. 나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름다운 책마을이 있었으면 했다.
   우리나라의 지방 소멸은 심각한 상태다. 2020년 인구조사통계를 보면 대한민국 인구의 50.2%가 서울 수도권에 모여 살고 있다. 지금도 이미 초고령 사회가 된 농촌 마을의 몰락은 심각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고서는 지방 소멸을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인구의 대도시 집중은 교통과 환경오염, 부동산 문제 등 갖은 폐해를 낳는다.
   소멸되어 가는 시골 마을을 살리기 위해 정보화 마을, 체험 마을 등 예산을 투입해 여러 가지 정책을 쓰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의 대안으로 ‘책문화마을’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십년이 지난 지금, 전국에 내가 꿈꾸었던 ‘헤이온와이’와 같은 시골 책마을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시골 마을도 이제 벼랑까지 몰려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폭발 직전인데 농촌에서는 사람 그림자 찾기가 힘들다. 시골 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끊어진 지는 이미 오래됐고 어쩌다 들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은 모두 필리핀이나 베트남에서 한국의 농촌으로 시집온 결혼 이주 여성들이다. 한 해 동안 품 팔아 기껏 지은 쌀농사는 밥을 먹지 않는 도시인들 때문에 농협 창고 안에 쌓여만 가고, 애써 키운 소와 돼지는 반복되는 구제역으로 살처분되어 땅마다 파묻힌 동물들의 핏방울이 지하수로 섞여 들고 있다.
   이 절망적인 상황은 과연 농촌 사람들만의 현실일까? 그게 지금 서울에서, 아파트에서, 빵과 스파게티를 먹으려 홈쇼핑을 즐기는 도시인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일까? 누구나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는 이 참담한 현실을 앞에 두고 우리처럼 평생 도시에서 나서 도시에서 자라 시골에 빚지고 있는 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이제 우리, 사라져 가는 작은 마을을 이야기할 때가 아닌가. 시골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죽음이 아니라 삶을 이야기할 때가 아닌가.” 12)
   한적한 농촌 마을에 서점을 열고 8년. 수많은 이들이 찾아왔고 그들 중 어떤 이들은 친구가 되었고 또 많은 이들은 우리처럼 동네책방을 열었다. 그렇게 지난 십 년 동안 우리나라에는 동네책방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고 수많은 독서 공동체들이 생겨났다.
   아무도 찾지 않을 것만 같았던 외딴 시골 마을 작은책방에서 해마다 수 천 명의 사람을 만나는 기적을 경험한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살아있는 책들의 마을에 대한 꿈이다. 적어도 그곳은 나와 너의 아파트 가격 차이가 위화감을 불러오거나 계급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곳. 많은 돈을 벌어 더 큰 집과 더 큰 승용차를 사는 걸 삶의 목표로 삼고 나날이 더 많은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내보내는 그런 삶을 거부하는 곳.
   작은 집에 살고 적게 일하고 적게 먹으며 가벼운 몸으로 매일매일 책 한 권을 읽고 이웃들과 읽은 책을 이야기하고 삶의 비망록을 쓰면서 살아가는, 밤하늘 별을 올려다보고 시를 외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삶이 있는 그런 곳, 아름다운 책마을을 나는 아직도 꿈꾸고 있다.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 주고
남쪽에 죽어 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 거 아니니까 그만두라 말하고’ 13)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책과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시골 책마을. 디지털과 메타버스의 시대가 와도 나는 피가 통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얼굴을 어루만지고 손을 맞잡을 수 있는 그곳에 살고 싶다. 그런 아름다운 책과 문화의 마을이 우리나라 곳곳에 꼭 생겨났으면 한다.
목차
세계의 끝 원더랜드, 책들의 이상향을 찾아서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책의 귀환이라는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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