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3년부터 아쇼카의 한국 지부 대표를 맡고 있다. 아쇼카는 1980년에 빌 드레이튼
(Bill Drayton)에 의해 설립된 글로벌 비영리 조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사회 혁신가들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빌드레이튼은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탄소 배출권 거래’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해 낸 전직 미국 환경보호청 공무원이었다.
아쇼카(Ashoka: Innovators for the Public)
1)
아쇼카는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서 4,000여 명에 달하는 사회 혁신가를 발굴해 ‘아쇼카 펠로우
(Ashoka Fellow)’로 선정해, 생활비 지원, 파트너 연결, 평생 지속되는 동료 펠로우 커뮤니티 멤버십 등을 제공해 왔다. 또한 아쇼카는 ‘사회적 기업가
(social entreprenuer)’와 ‘체인지메이커
(changemaker)’와 같은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고 확산 시킴으로써, 사회 혁신의 정신과 방법론을 주류화하고 나아가 보편화하는 데 앞장서 왔다.
4,000여 명에 달하는 아쇼카 펠로우 커뮤니티를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나는 큰 고민 없이 ‘다양성’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 만큼 그들이 풀고 있는 사회문제도, 문제를 푸는 방식도, 그 문제에 천착하게 된 이유나 계기도, 그들 스스로가 살아온 인생 경험이나 경로도, 모두 다양하고 독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 혁신가가 만들어 낸 어떤 해결책이나 성공 모델을 복제하거나 확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회 혁신가 자체를 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내가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복제 불가능한 사회 혁신가들의 ‘스토리
(story)’에는 커다란 힘과 확장성이 있다. 그들이 삶 속에서 마주하고 경험한 사건이나 상황들은 우리 모두의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며, 그들이 해야 했던 고민과 선택의 순간들을 우리 모두도 각자의 삶에서 어떤 식으로든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혁신가들이 지닌 다양성의 진폭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거나 자신에게 꼭 맞는 지혜나 해결책을 발견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부터 4명의 아쇼카 펠로우들을 만나 보자. 그들이 다루는 사회문제가 우리의 삶 자체 그리고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사람의 생애 주기 순서에 맞춰서 펠로우 4명의 스토리를 간략히 공유해 보고자 한다.
펠로우#1: 메리 고든(Mary Gorden).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교 교실 기반 어린이 공감 교육 프로그램이자 단체가 된 ‘공감의 뿌리’의 창시자인 메리 고든은 원래 유치원 교사였다. 그녀는 일찌감치 가정 내에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갖는 결정적이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감지했고, 교육 시스템과 가정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을 다시 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특히 가정 내 폭력이나 트라우마는 평생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끼치거나 대물림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경각심을 느꼈다. 캐나다 최초의 ‘양육 및 가정 리터러시센터
(Parenting and Family Literacy Centers)’를 설립해 거리, 세탁소, 레스토랑 등 부모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어디에서나 자신의 생각과 새로운 접근법을 알리기 시작했고, 1996년에 ‘공감의 뿌리’를 설립해 어린이들의 공감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학교 교실 기반의 프로그램을 캐나다 공교육으로 확산시켜 나갔다. 지금은 이 프로그램이 캐나다를 넘어 아일랜드, 미국, 뉴질랜드, 영국을 포함해 약 15개국에 전파되었고, 지금까지 1백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
이 프로그램이 지난 25년 이상 꾸준히 명성을 얻으며 확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슨 말일까? ‘공감의 뿌리’ 수업의 교사는 태어난 지 2-3개월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기이다. 실제로 ‘Baby Teacher’라고 쓰인, 어른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공감의 뿌리’ 전용 티셔츠를 입고 당당하게 초등학생 형, 누나들이 있는 교실로 입장한다. 물론 아기의 엄마, 그리고 훈련 받은 ‘공감의 뿌리’ 강사가 함께한다. 초등학생 어린이들은 이 아기 선생님과 학기 초부터 한 학년이 끝날 때까지 거의 1년 동안 정기적인 만남과 교감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목도 가누지 못하던 아기가 점차 몸을 뒤집고, 기고, 앉고, 서고, 걷기 시작하는 생애 첫 1년이라는 폭풍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뿐 아니라, 말 못 하는 아기의 다양한 감정과 욕구에 반응하는 중요한 존재와의 상호작용, 즉 아기와 엄마의 관계를 중심으로 관찰과 추측, 대화, 소통하는 일련의 학습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고 한다. ‘공감의 뿌리’ 수업을 경험한 어린이들에게서 호전성과 폭력성이 현격히 줄어들었고,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거나 심각한 트라우마를 가진 아이들에게서도 마찬가지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공감의 뿌리’의 슬로건은 ‘Changing the world, child by child’이다. 한 번에 한 명씩, 한 아이의 삶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메리 고든은 이 일을 시작한 지 30년 가까이 되어 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사명을 위해 뛰고 있다. 그녀의 저서 『공감의 뿌리』는 한국어로도 번역·출판되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아쇼카한국의 미래 교육 혁신 사업의 일환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에 비영어권 국가로서는 최초로 한국의 수도권 6개 초등학교 12개 교실에서 ‘공감의 뿌리’ 프로그램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펠로우#2: 브렌 스미스(Bren Smith).
‘그린 웨이브’의 설립자 브렌 스미스는 현재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해결사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친환경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
(Yvon Chouinard)도 최근 그를 ‘영웅’으로 추켜세울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원래 친환경과는 매우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학교를 중퇴하고 10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바다로 나가서 고기 잡는 어부로 일했다. 그는 자신이 바다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고, 자신이 잡은 물고기가 미국 국민들의 식탁에 오른다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가 가장 많이 납품하던 회사 중 하나가 바로 맥도날드
(‘필레오-피시 버거’를 위해)였다고 한다. 하지만 물고기를 잡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그가 상업적 어부로 먼 바다를 누비던 호황기 10여 년 동안, 당시 업계가 주로 사용하던 어업 방식은 저인망으로, 말 그대로 그물을 사용해 바다 생태계의 바닥까지 긁어내는 파괴적 방식이었던 것이다. 너무 많은 물고기들이 불필요하게 그 그물에 걸려 죽거나 가차 없이 버려졌다. 바다 생태계는 균형을 잃고 점차 황폐해져 갔고 생물 다양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다 어느 날 큰 기후 재난이 닥쳤고, 회복 탄력성을 잃어버린 바다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하루 아침에 자신과 수만 명의 동료 어부들이 일자리를 잃고 사랑하는 바다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그는 무언가 크게 잘못됐었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바로 ‘그린 웨이브’이다. 최근 10여 년간 브렌 스미스는 세상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 중 하나이자 가장 많은 탄소를 흡수하는 식물 중 하나인 다시마를 중심으로 세계 최초의 ‘다종 3D 해양 농법’을 개발해 보급 중이다. 여기에서 다종이라 함은 미역, 가리비, 홍합, 굴, 조개까지 여러 품종의 해양생물을 우리와 밧줄을 활용해 상호 보완이 되는 수직
(vertical) 물기둥 구조로 기르는 것을 말한다. 이 모델은 신선한 물, 비료, 살충제를 전혀 투입할 필요가 없는 데 반해, 연간 1에이커
(acre)당 20톤의 해초와 50만 마리의 조개를 양식할 수 있는 생산성을 자랑한다고 한다. 또한 진입 장벽도 낮아서, 바다 면적 20에이커, 배 한 척, 미화 약 2~5만 달러면 거대한 초기 자본 없이도 누구나 해양 농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월드 뱅크
(World Bank)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의 1%에서만 해초 농사를 짓게 해도 무려 5천만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긴다고 하니, 그 파급력을 짐작해 볼 수 있겠다.
브렌 스미스의 이 모델이 최근에는 ‘복원적 해양 농사
(regenerative ocean farming)’라고 불리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을 넘어서는 더 큰 영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모델 자체가 해양 생태계 복원은 물론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기후변화 문제 같은 심각한 환경문제 해결에도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 자란 굴한 개체는 하루에 50갤런의 물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하고, 버려지는 해초를 화석 연료 기반의 패키징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대용으로 사용 할 수도 있고, 해초를 가축인 소나 양의 사료에 섞어 먹이면 온실가스의 주범 중 하나인 메탄가스를 60~80%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브렌 스미스가 하고 있는 일은 단지 어부들의 일자리를 지켜 준 것 뿐 아니라, 그 직업이 갖는 사회적 의미와 역할을 미래 지향적으로 대폭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펠로우#3: 올레 카소우(Ole Kassow).
2012년 가을, 덴마크 코펜하겐의 어느 요양원에서 시작된 이 특별한 자전거 타기 프로그램은 불과 2년 만에 덴마크 전역의 100개 이상의 요양원에서 진행되었고, 2014년 9월에 설립자인 올레 카소우가 이 이야기를 TEDxCopenhagen에서 한 이후로는 세계 곳곳의 관심이 쇄도해 지금까지 50개 이상의 나라로 확산되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올레 카소우가 여느 때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길에 어느 요양원 앞에서 90대 연로한 남자와의 만남이었다. 그는 그 노인도 젊었을 때에는 자신처럼 자전거를 타고 꽤 먼 거리의 일터까지 출퇴근을 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그에게 다가가 자전거를 다시 타고 싶은지 물었다. 대답은 “물론 그렇다!”였다. 그다음 날 그는 3륜 자전거를 한 대 빌려서 다시 요양원을 찾았고, 그때부터 요양원에 사는 노인들을 한 분씩 밖으로 모시고 나가 코펜하겐시 곳곳을 함께 돌았다. 노인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함께 나눈 대화 속에서 자연스레 처음에 만난 그 90대 노인이 20대 때는 시내 한복판에 있는 왕실의 경호원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후 코펜하겐시로부터 5대의 3륜 자전거를 제공 받았고, 1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합류하면서 CWA라는 정식 단체가 만들어졌다.
이 단순해 보이는 솔루션이 가진 의미와 임팩트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주로 70~90대 노인들이 승객이 되고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로 함께 자전거를 타는데, 양쪽 모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치매 증세가 있는 노인들의 경우에도 자전거를 타고 돌아온 날이면 평소보다 공격성이 줄고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시각 장애가 있는 노인들의 경우엔,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는 들판의 꽃향기나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좋았다는 이야기부터, 놀랍게도 머리카락 사이를 통과하는 바람을 느끼는 것이 좋다는 피드백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올레 카소우는 자신이 하는 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right to wind your hair’, 즉 바람에 머리카락을 흩날릴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위트 있게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고차원의 기술이 아닌, 자전거 한 대와 다양한 세대간의 관계 맺기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이동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고립과 격리가 아닌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의 즐거움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함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문득 궁금하지 않는가? 올레 카소우는 왜 이 일에 거의 지난 10년을 열정적으로 바쳐 왔을까. 그에게도 개인적인 사연이 있었다. 바로 그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중추신경이 마비되는 질병으로 하루아침에 왕성한 사업가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되었고, 결국 그가 23세 때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유머 감각과 낙천성을 유지했던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까지 그는 이동의 자유가 크게 줄어든 아버지와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의 역할을 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솔루션에 더욱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이다.
펠로우#4: 카트리나 스페이드(Katrina Spade).
죽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전히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주제이다. 그런데 여기 죽음과 장례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독창적인 솔루션으로 사람들의 사고와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는 사회 혁신가가 있다. 카트리나 스페이드는 어렸을 때 의사 집안에서 자랐다고 한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의사였던 부모님으로부터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고, 그 덕분에 죽음은 그녀에게 자연스러운 대화 소재였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가족들처럼 의대에는 진학하지 않았고, 대신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건축을 전공했다. 결국 그녀는 죽음 이후 인간의 몸이 다뤄지는 절차와 과정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일을 하게 된다.
카트리나 스페이드가 발견한 문제는 기존의 사후 처리 방식과 장례 문화가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상업적이라는 것이었다. 더욱이 죽은 사람을 떠나 보내는 방식으로 매장 또는 화장이 있는데, 둘 다 지속 가능하지 않거나 환경에 부담을 주는 것이었다. 특히 보다 바람직한 방식으로 여겨지는 화장의 경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이 지구에서 보내는 마지막 순간마저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과연 그래야만 하는가 하는 질문에서 그녀의 혁신은 시작된다. 지구 환경에도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고인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가족들에게 매장과 화장 외의 다른 경험과 선택지를 제공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했다. 결국 그녀는 인간의 죽은 몸이 자연의 흙으로 가장 자연스럽고 빠르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변형 과정–일명 ‘퇴비화’ 과정–을 실험하고 정교화하기 시작했고, 2014년에 설립한 비영리단체 ‘Urban Death Project’에 이어 2017년에는 정식으로 ‘생태적인 죽음 케어
(ecological death care)’를 표방하는 사회적 기업 ‘Recompose’를 설립했다. 그 후로도 지속된 연구와 실험을 거쳐, 드디어 2019년에 미국의 워싱턴주로부터 세계 최초로, 이제 ‘natural organic reduction
(NOR)’이라 부르는 새로운 사후 처리 방식을 법적으로 승인 받았다. 2020년에는 한화 8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게 되고, 그해 겨울부터 시애틀 남부에 건립한 전용 장소에서 특수 제작된 ‘캡슐
(vessel)’에 의한 ‘인간 퇴비화’서비스를 시작한다. 2021년에는 콜로라도주와 오리곤주가 나란히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이 서비스를 합법화한 지역이 되었다. 앞으로도 전망은 밝아 보인다.
흥미롭게도 ‘Recompose’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 모든 일들이 시작되는 데 씨앗이 된, 2011년의 여름 어느 날에 있었던 카트리나 스페이드의 개인적인 경험이 소개된다. 바로 당시 자신의 어린 아들을 바라보다가 지금처럼 아이가 빨리 커서 언젠가 40세가 되면 그때 자신은 이미 70세가 넘는 나이라는 걸 문득 깨닫게 되었고, 그 순간 자신의 죽음과 유한성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이 ‘Recompose’ 아이디어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비웃음이나 오해를 받기 쉬운 아이디어였지만, 그녀에게는 지난 10년 동안 이 일을 포기하지 않게 해 준 자신만의 분명한 ‘Why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