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 통칭한다. 시장 경제에서 효율적 삶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경쟁에 의해 강제되기 때문이다. 이때 경쟁은 자발적 조율 혹은 가격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성공을 꿈꾸는 한, 일상의 한 켠을 붙들고 서있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누락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성공한 삶은 실패한 비효율을 일상의 가장자리로 밀어내기 때문이다. 성공한 삶은 따라서 합리적이고 그만큼 효율적이다.
이 글은 효율적 삶의 비자율성(非自律性)에 관한 글이다. 그리고 삶의 비자율성은 선택의 다양성과 상충됨을 보이는 글이다. 동시에 효율적 삶의 조건을 따지는 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경쟁과 혁신과 경영에 부여된 과도한 찬사를 의심하는 글이기도 하다. 이러한 단어들이 효율적 삶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삶, 자율적 삶은 다양한 삶이다. 효율적 삶은 늙지 않는 삶이다. 변화가 부재하는 시간이다. 자, 효율적 삶으로부터 늙어가는 삶, 다양한 삶으로 들어가 보자.
효율적 삶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삶이다. 고용 가능성이 높은 삶이라는건데, 지식이든 뭐든 팔 것이 있다는 뜻이다. 요즘 시대에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공은 경쟁력 있는 삶의 지표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타자보다 먼저, 타자보다 효율적으로 시장에 내어놓으면, 삶은 경쟁력을 가진다. 인기 있는 스마트폰을 남보다 값싸게 출시할 수 있으면, 똑같은 스커트를 남보다 비싸게 출시할 수 있으면 삶은 경쟁력을 가진다. 재료의 낭비 없이 좋은 물건을 만들고, 깐깐한 소비자가 주머니를 넉넉히 열어 물건을 사주기 때문이다.
성공적 삶은 부와 명예를 가져온다. 아니, 부와 명예가 있어야 성공적 삶이다. 그가 얻은 보상의 크기는 그의 경쟁력, 즉 시장 가치에 비례한다. 그만큼 그의 노력이 소비자에게 귀하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시장에서 귀하게 여기는 것을 잘 만든다는 의미이다. 그가 얻는 명예의 무게는 망각의 무게와 비례한다. 경기에서 이기면, 지나간 실수는 다 망각된다. 선거에서 이기면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소란은 다 망각된다. 오직 성공만을 축하할 뿐이다. 그것이 성공이 주는 명예의 본질이다.
성공적 삶은 다수의 소비자가 그의 상품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효율적 삶이 토대가 되었다면, 독점(monopoly)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면, 더 이상 규범적으로 다툴 내용은 없다. 그의 성공은 경쟁에서 살아남은 대가(代價)이고, 효율적이고 합리적 삶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통념이 말하는 효율적 삶이다.
효율적 삶은 대략 이렇게 정의된다. 남에게 줄 것은 최대한 줄이고, 나에게 넉넉하게 쓰는 삶. 효율성을 벗어난 행동은